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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블로그___/쿨드링커 홍보대사

관계. 그 지랄맞은 단어의 대하여...

 핸드폰에 등록된 인원이 440명. 결코 많은 숫자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결코 적은 숫자도 아니다. 그렇다면 이 중에서 실제로 연락하고 지내는 인원은..? 늘 고심해보는 일이지만, 불과 10명 안쪽이다. EIC나 쿨드링커 내에서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에야 전화나 문자하는 인원이 늘어난다고 치지만, 그것은 철저히 일과 관계된 일이다. 일 없이 사석에서 자유롭게 부를 수 있는 사람은 10명 안 쪽이다.

 어떻게 보면 참 효율적인 인간관계를 가지고 있다고 느낄지도 모르겠다. 나머지 430명은 결국 내가 필요하거나, 아니면 그들이 내가 필요로 할 때 연락하면 그만인 관계이기 때문이다. 어찌되었든 사람을 하나 알아두면 10년이 되었건, 20년이 되었건, 30년이 되었건 뭐 연락한번 하겠지...물론 그 레파토리야 뻔할거다.

"이야~ 오랫만이다 어떻게 지내?'
"나야 잘 지내지. 에이 연락도 안 하고 뭐 하고 살았어?"
"여어~ 좀 바쁘게 살았지..참..우리도 한번 봐야 할텐데..그래 무슨일로..?""
"뭐 다름이 아니라..y=ax+b..어쩌고 저쩌고.."

그런데 문제는 이 430명과의 이러한 인간관계가 난 참 거슬린다는 것이다. 연락을 하려면 하고, 말려면 말지, 이렇게 그냥 아는 사람만 (전혀 의미없는..여기서 의미없다고 규정한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사람이 교류를 하지 않으면 결국 멀어질 수 밖에 없다. 둘째, 멀어진다는 것은 서로의 대한 이해가 부족해진다는 것이고, 이것은 결국 남이 되어간다는 것과 같다. 셋째, 남이 된다는 것은 결국 나와 아무런 상관이 없다는 것이다. 그 녀석이 밥을 굶던, 돈을 잘 벌던 나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것 아닌가.) 늘어나는 거은 나의 비참함만 더 커지게 할 뿐이다.

어떤 사람은 나에게 이렇게 얘기한다.

"오~ 바쁜 사람. 연락도 안되고 왜 그렇게 바쁘게 살어?"

지랄하고 앉아있다. 진지하게 물어보겠다. 나에게 그렇게 연락 해봤나? 하기사 자기가 필요하면 절실하게 연락할 것이다. 돈을 꿔달라고 하던지, 정보를 찾아달라고 하던지...그렇지 않으면 연락도 안 하던 사람이 어쩌다 내가 연락한번 해서 얼굴 한번 보자고 하면

내가 바쁘댄다....자기는 안 바쁘고..

지랄은 정도껏 해야 그 개성이 인정된다.

인간이라는 존재는 참 이중적인 존재다. 요새 그 사실에 대해서 절절히 느끼고 있다. 좀 가까운 사람은 안 만나고, 먼 사람은 잘 만난다. 이유야 여러가지가 있겠다. 오랜만남의 대한 지겨움도 있을 수 있고... 아..그래 혹자는 뭐..돈 얘기를 하기도 한다. 돈이 없어서 우린 못 만난다..

까고 있는 소리다.

진정 만나고자 하면 그깟 돈이 문제겠는가.. 차라리 그냥 싫다고 하는게 더 솔직한 표현일 수도 있다. 만나기 싫으면 만나지 말라..그리고 깨끗하게 관계의 단절을 선언해라. 그게 더 속 시원하고 깔끔하고 나중에 얼굴 한번 마주치더라도 기분좋게 커피나 한잔 하면서 서로의 거리감을 확인하면서 지낼 수 있는 거다.

 참 요즘은 진실한 관계를 찾기가 어려운것 같다. 무엇 하나 속 시원하게 만날 수 있는 사람도, 그럴 환경도 아니되는 것 같다. 사실 내가 서두에 격하게 말을 써놓은것도 결국은 다 이런얘기를 하려고 풀어놓은 일종의 애피타이저였으리라. 가까운 사람이라고 생각했던 사람도, 안 만나고, 회피하는 요즘. 내가 굳이 그 사람들한테 자존심을 굽혀가며, 구걸하듯이 만나달라고 읍소할 필요는 없는것 같다. 아쉽다, 기껏 이룩해놓은 관계라는게 이렇게 밖에 안된다는게 참으로 아쉽긴 하지만, 어쩌랴. 그것이 현실인걸..그런 깊은 관계를 유지하지 못하는 나도 병신이라는 얘기다. 이것도 병이라면 병이겠지.

 뭐 어쨌든 속편하게 만날 수 있는 사람은 이제 1~2명 정도 된것 같다. 나머지는 다 불편한것 같다. 언제나 내가 바쁘기 때문에 못 만나고, 돈이 없기 때문에 못 만나고, 뭐 하다못해 그냥 못 만나는 것도 하나의 이유가 되는 것 같다. 그리고 그 핑계는 언제나 내가 뒤집어 쓴다. (예시야 바로 위에 써놔지만..)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내가 구걸하면서 까지 그들에게 한번쯤 만나달라는 소리를 할 필요는 없는것 같다. 오히려 내가 비참해질 뿐이다. 뭣하러 그러나..

 혼자 살 인생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언제나 Detector로서 세상을 살아오는것 같다. A라는 사람과 나 B라는 사람이 있으면 A와 B는 나와 적당히 친하게 지내지만, 결코 그 둘 중 어느 누구도 나와는 깊은 관계를 유지하려고 하지 않는다. 물론 A와 B는 깊게 지낸다. ABCD가 있어도 그렇게 AB,CD 또는 AC,DB는 잘 맞겠지만, 나는 언제나 관찰자적 위치에서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고 있다. 하다못해 홀수로 떨어지더라도 남는 E는 차라리 혼자 놀지 나하고는 전혀 관계가 맺어지지 않고 있다.그 원인이 나에게 있는지, 아니면 그들에게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언제나 그렇다..

 어차피 이렇게 될 바에야 그냥 있는 사람도 다 지워버리고 속편하게 밑바닥부터 시작하는게 더 낫다고 생각한다. 아이러니하게도 희망은 나와 단 한번도 만나보지 못한 사라믈에게 더 걸고 있다. 가까운 사람들도 다 이런데..무슨.....다 지랄맞은 일이지.

 핸드폰을 바꿀 예정이다. 정말 가까운 사람한테만 딱 알려주고, 나머지는 쿨하게 안녕하는게 낫다고 생각하는 바이다.  그것은 이 글을 읽는 당신일수도 있겠다. 뭐 나한테 이 욕을 해도 좋은데, 어쩔 수 없다. 이게 현실이니까. 당신이 나라도 아마 그랬을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