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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동길에서 발견한 최 소아과의원


#1.
북촌이 너무 유명해졌다. 사람없는 한적한 길을 난 원했는데, 언제나 그 곳엔 사람들이 바글바글.
훌륭한 문화콘텐츠로 자리잡아가는것 같아 한편으로는 기분이 좋지만, 남몰래 발견하는 소소한 맛은 이제 없어지고
그저 하나의 관람코스로 전락해버린것 같은 아쉬움은 든다. 어쩔 수 없겠지만 말이다.
(그렇다고 사람도 안 사는 남산골 한옥마을을 대표적인 한옥촌이라고 소개할 순 없는 노릇 아닌가. 무릇 역사나 전통이란 지금까지 같이 향유해오고 있어야 그 냄새가 남아있다고 생각한다.)

#2.
그런점에서 봤을 때 계동길로 올라오는 북촌의 코스는 꽤 쏠쏠한 편이다.
물론 볼 것은 상대적으로 안국역쪽 진입로에서 봤을 땐 부족하다고 느낄 수 있겠지만,
외지인들의 냄새를 싹 피하면서 동네 고유의 맛을 보고 싶다면 계동길로 돌아서 오는것도 충분한 대안이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3
계동길에서 넘어오면서 본 '최 소아과의원'
지금처럼 아파트 상가나 신식 상가에 '입점'되어 있는 형태의 소아과가 아닌 온전한 소아과건물로만 이루어진
'개점'된 형태의 건물.[각주:1]

어렸을 적에 저런 형태의 건물의 소아과를 다녀봤던 기억이 있던 나로서는 예전 생각이 잠시 사로잡힌다.
마치 들어가면 평생을 소아과에 바쳐오신 인심좋은 할아버지 의사 한 분이 아이들을 환영해줄것만 같은..

그 아이들이 20년이 지나 성인이 되었어도 한번쯤 박카스 한박스 들고 찾아갈 것 같은...
그렇게 오는 사람들을 싫어하지 않을것만 같은....

적어도 그런 '다세대 상가'에선 그런 풍경을 보기가 매우 어렵지 않나..?

난 아직도 벽돌건물에 대한 강한 로망이 남아있나 보다...

 

  1. 사실 입점과 개점의 큰 차이는 없다. 하지만 난 그냥 그 뉘앙스를 살리고 싶었다. 천편일률적인 '상업용 전용 상가'에 다른 가게들과 마찬가지로 들어가있는 형태가 아닌 하나의 건물에 하나의 업종만이 온전하게 들어가 있는 형태. 어휘상 큰 차이는 없다. 뉘앙스의 차이일뿐! [본문으로]